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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5월 26일, 법무부에서 ‘마약 중독은 질병이다’ 라는 제목의 강연이 열렸습니다.
오랜 세월 마약중독치료 전문가로 생활하고 있는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 원장이 직접 법무부를 찾아
1시간 넘게 현실적인 강연을 해주셨는데요.
우리끼리 알기에는 너무 알찬 내용이 많아서
법tv 시청자들께도 살짝 공개합니다.
이 강연을 개최한 이유를 소개하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인사말도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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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립트>
(한동훈 법무부장관 무대에 서서 강연 기획의도를 법무부 직원에게 소개한다)
저는 법무부장관이니까 여기 초청된 사람은 아니고요
법무부의 직원이죠 저도
아까 선생님 모시고 몇가지 말씀 나눈게 있는데요
우리 모두 마찬가지로 지금 마약을 근절해야 된다라는 생각을 다들 공유하고 있죠
근데 법무부는 마약을 예방할 기능과 힘을 가지고 있는 범죄예방정책국이 있고요
그리고 마약을 하는 사람들을 잡아내는 검찰국이 있고 그리고 잡혀오는 사람들을 교화하는 교정본부가 있습니다
저는 이 시스템이 굉장히 중요한 체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러니까 제가 어디 가서 이렇게 이야기했잖아요
우리 정부는 마약을 강력하게 잡고 많이 잡겠다
그래서 마약의 가격을 올릴 거고
마약을, 새로 들어오는 뉴커머들을 적게 할거다
이런 정책을 말씀 드렸죠 그게 제가 말씀 드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마약을 잡는 첫 번째 축인데요
그렇지만 그것으로 끝나기에는 우리나라가 많이 발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또 하나의 축은 선생님께서 열심히 지금 봉사하고 계시는 재활과 치료입니다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마약 사범의 대부분은 초범이 아닙니다
재범 삼범 사범 이렇죠. 그럼 대부분 우리가 교정본부에서 교도소내에서 수용하고 있는 분들이란 말입니다
그리고 이분을 우리는 적어도 일년 이렇게 약을 안 하고 격리할 수 있는 합법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분들이 나가서 재범률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우리 국가에서 마약문제를 상당부분 재활을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외국에는 리햅이나 이런 시설들이 많이 있는데 우리 지금 현실에선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많이 보건복지부에서 늘리겠지만 그게 단기적으로 막 확충될 것 같지는 않거든요
저는 마약을 단기적으로 잡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못잡으면 나중에 정말 후회할 것 같아요
이 부분에서 저희가 목표를 가지고, 이 재범 수치도 있거든요
마약으로 우리한테 들어오셔서 나가는 사람들 중에서 재범률이 지금보다 낮아지는 것만 된다면
우리는 확실하게 외형적으로도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고요
우리는 사실 여기 그냥 이런 이슈가 있다는걸 배우러 온 사람들이 아니잖아요
우리 법무부 직원들은 모두 이걸 잡고, 이걸 줄여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다 같이 이 강연을 보는 게 어떨까
(화면 전환되며 천영훈 참사랑병원장 무대에 올라 강연을 시작한다)
소개받은 천영훈입니다
(객석 박수소리 들린다)
제가 너무 죄송한 게 장관님 뵙는다고 또 오랜만에 와이셔츠랑 양복을 다 드라이클리닝 보냈는데
아침에 찾으려니까 문을 닫았더라고요
(객석 웃음소리 들린다)
법무부에서 이렇게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강의 한 최초의 정신과 의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너무 죄송하고요
저는 마약중독만 치료한 정신과 전문의입니다
아실지 모르지만 전국에 마약중독을 입원까지 해서 치료할 수 있는 전문의가 5명이 채 안 되거든요
마약은 아무도 안 보려는 분야다 보니까 그런 상황이 됐습니다
약물중독자 하면 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끔찍한 사람들이고 기괴하고 뒤에 설명드리겠지만
사실 7~8년 전까지만 해도 마약중독자라고 하면 아이콘 같은 게 있었습니다
40,50대 남성, 그리고 조폭도 있었고요
그런데 제가 지금 임상현장에서 마약환자만 보고 있는데 지금 조폭들은 검사님들은 잘 아시겠지만 마약 하는 사람들이 별로 있습니다
요새는 있던 문신도 지우고 슈트 입고 다니고 그러다 보니까 지금은 거의 다 젊은 사람들 위주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겨울이 오고 있다’라고 얘기하는데 저는 감히 말씀드리는 것은 겨울이 우리 목전에 왔다고 생각하고요
제가 일요일에도 나와서 환자를 봐야 될 정도입니다
이런 통계는 법무부 시니까 지겹게 보셨겠지만 어쨌든 마약류에 있어서는 드럭 인덱스라고 하는
마약 지수가 되게 중요한 개념이거든요
이게 인구 10만 명 당 적발된 마약류 사범의 수를 지칭하는 것이고 이게 20을 넘어가면 그 사회는
‘마약이 통제가 안 되는 사회다’라고 설명을 하죠
왜냐하면 암수범죄 개념이 있기 때문에 그렇죠
암수범죄는 이제 안 잡힌 사람들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형사정책 연구소 통계는 28배 정도를 우리나라 암수범죄로 보는데
여하튼, 그래서 저기 보시면 2015년도에 1만 명을 훅 넘어가고 나서 20년도에 1만 8천 명, 작년에 아마 2만 명에 접근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게 단순한 숫자가 아닌 게 거의 더블을 친 거거든요
그리고 제가 진료실에서 경험하고 있는 것도 지금의 이런 현실이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거고요
2만 명 대라고 하면 잡힌 사람이 2만 명이고 암수범죄 28을 곱하면 56만인데 포항시 인구가 넘는 인구가 호기심에 한 사람들 빼놓고
상습 투여 인구를 그렇게 본다고 얘기 겁니다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얘기를 하고 의사 입장에서 정말 요새 미치겠는 건 이 부분입니다
젊은 층이 너무 많아졌다는 게 굉장히 힘든 부분입니다 이게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것이고요
7~8년 전만 해도 그렇습니다 마약중독자들이 마약을 투약하는 패턴은 그냥 40~50대 남성이 골방이나 모텔에 처박혀서 자기 혼자 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젊은 애들은 모여서 합니다
파티룸 같은 곳에서 자기들이 구한 걸 나눠먹고 그 가운데서 이제 마약 안 했던 친구들도 와서 걔네들도 경험시키고
이러면서 막 퍼져나가는 그런 거고, 또 이게 치료의 측면에 있어서도 참 어려운 게 40~50대 가장이 남성으로 대표됐던 옛날에는
그래도 직장도 다니고 가정도 있고 하기 때문에 내가 마약을 끊어야 될 나름의 동기를 갖기가 되게 쉬웠던 거죠
그런데 지금 20~30대는 자기 몸뚱어리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마약을 끊어야 될 이유를 사실 못 찾아요, 애들이.
고등학생한테 ‘너는 앞으로 꿈이 뭐니?’라고 하면 저한테 뭐라고 하느냐면 ‘원장님 제가 텔레그램으로 하도 사기를 많이 당해서
저는 정말 정직한 딜러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 유저들한테 양질의 마약을 공급하는 그런 사람이 될 거다’
이걸 진지하게 얘기합니다
그리고 원장님 저 한 2~3년만 놀다가 끊을 테니까 제발 좀 지금 놔주시면 안 돼요?
이런 얘길 많이 하는 거죠 그 점이 지금 굉장히 지금에 있어서의 어려운 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아 또 한 가지, 여성 중독자가 굉장히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게 임상에서는 지금 제가 본 통계는 적발된 사범은 25%가 여성 마약사범으로 알고 있는데 임상에서는 5:5 내지는 6:5 여성이 좀 더 많습니다
젊은 여성들이 이게 수사해 오신 수사관님이나 검사님들은 더 잘 아시겠지만 특히 필로폰 하는 여성들 같은 경우는 이건 팩트니까 어쩔 수 없는데
결국은 텔레그램에서 ‘약 구해요’라고 올리는 순간 약 주겠다 약만 주냐, 용돈도 줄게
결국에는 그래서 그런 어떤 성적으로 어뷰즈되는 상태에 들어가고 그 안에서 동영상이 찍히고 그것으로 가족들이 협박 받고 하는 것들이
정말 제 환자들한테 일어났던 일들이기 때문에 이게 굉장히 지금 현재 어려운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중독 문제에 있어서는 저는 대한민국이 진짜 중독에 정말 취약한 국가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땅덩어리는 좁고 자원도 없는 데다가 사람은 많은데 엄청난 경쟁사 회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사회거든요
특히 청소년들이 제일 끔찍하게 힘든 나라죠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얼마 전까지도 OECD 국가 중 1위였었고 청소년 행복지수가 OECD 국가 중에서 꼴등이었어요
그 선생님들 아세요? 청소년 행복지수가 우리 대한민국이 6년 연속 꼴등을 했어요
그런데 7년째 드디어 꼴등을 면했어요 왜 면했는지 아세요? 조사에 참여를 안 했어요
그러니까 엄청난 경쟁 속에 시달리다 보니까 지금 놀이터에 가보면 애들이 없어요
다 어디 가있느냐면 학원 아니면 피시방 가있어요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으냐 하면, 우리 사회가 궁극적으로 경제력 여력이 없는 청소년 청년층 및 저소득층한테 건강한 기쁨과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나 그게 기본소득의 형태가 됐든 뭐가 됐든 이런 것들이 제공이 돼서 텐션이 좀 떨어지지 않는 한
결국엔 방구석에 처박혀서 할 수 있는 가장 가성비 높은 쾌락은 마약이라는 거죠
이런 현실 속에서 저희가 갭을 좁히고자 하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다
제가 한 3주 전에 인천지검 검사님들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제가 진짜 그때 인생을 살면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저희는 이제 자꾸 치료와 재활에 대해 강조를 하는데 저희는 그게 필요하다고 보는 거지만 또 법 정의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는
특히 지금 젊은 애들이 너무 적발되고 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 저희가 놓친 부분이더라고요
실제 보니까 제 환자분들 청소년이나 이런 젊은 애들 같은 경우에는 ‘세 번 걸릴 때까지는 절대 징역 안 가!’ 그 얘기 자체가 되게 무서운 얘기거든요
설령 기소유예를 받은 애조 차도 그런 법 감정 속에서 이걸 계속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엄격한 처벌이 되게 중요하다는 건 정말 맞는 얘기인 거고요
하지만 거기에 치료적 요소를 어떻게 넣는가가 되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가 금과옥조처럼 얘기하는 건 이거죠 ‘약물중독을 치료될 수 있는 병이고 뇌질환이다’라는 게 저희가 생각하는 콘셉트입니다
여기 계신 선생님들 중에서 마약 중독이 치료된다고 생각하시는 분 있으세요? 혹시라도?
(한동훈 법무부장관 객석에서 손을 든다)
장관님 감사합니다
치료 안 된다고 생각하는분?
(객석 아무도 손들지 않는다)
예예 그렇죠
이게 큐어냐 케어냐의 차이입니다
큐어냐 케어
무슨 얘기 나면 이런 겁니다
제가 길을 가다가 차에 치었어요
다리가 동강 부러졌어요, 순간 제가 졸지에 환자가 되어 버린 거잖아요
환자가 된 저는 뭘 해야 하나요? 아무것도 하면 안 돼요
다리가 부러졌는데 비척거리고 돌아다니면 신경이랑 근육 다 날아가거든요
그림처럼 누워있으면 어디선가 삐뽀 삐뽀 앰뷸런스가 와서 저를 실어서 응급실에 던져놓죠
그럼 막 의사들 간호사들 쫓나 나와서 저를 실어서 부목을 대고는 검사해서 수술실에 올리면 의사선생님이 뚝딱뚝딱 다리를 이어붙이죠
다리 이어붙이고 나서 병실에 올라가요 병실에 올라가서 내가 해야 될 일이 뭐냐 아무것도 없어요
텔레비전만 보고 밥만 먹으면 돼요 ‘천영훈 씨 주사 맞아요’ 그러면 엉덩이만 내려주면 그게 내가 할 일의 전부
나는 가만히 있는데 막 와서 다 치료해 주는 거, 이게 치료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다리가 붙어요 그럼 깁스 풀고 퇴원을 해, 그리고 병원에 다시 갈 필요가 있어요? 없죠
우리가 생각하는 치료의 개념이 이거라는 거죠 완치라는 개념이거든요 사실
그런데 정신과에서 바라보는 치료의 개념은 케어의 개념입니다
저희가 당뇨병 모델을 얘기합니다
마약중독 알코올중독은 당뇨병하고 쌍둥이 질환입니다 왜 쌍둥이 질환이냐, 약물중독도 그렇고요 당뇨병도 그렇고
한 번 생기면 현대 의학으로는 평생 가져가는 질환이고요 가족력이 있습니다
당뇨환자들도 보면 그 집에 가족력이 좀 있고요
약물중독환자들도 보면 도박이든 마약이든 알코올이든 훨씬 더 높아요 유전성을 어느 정도 떼고 있는 거고요
핵심은 뭐냐 당뇨병의 핵심은 뭐죠? 혈당이 조절이 안 되는 것이거든요
정상인은 초콜릿 한 통을 다 퍼먹어도 혈당이 80, 90, 100, 110, 120에서 딱 멈춰요,
왜? 췌장에서 인슐린이 나와서 혈당이 더 이상 못 오르게 브레이크를 딱 걸어주거든요
그런데 당뇨병은 뭐예요? 이게 브레이크가 안 걸리니까 200, 300까지 올라가서 혼수상태로 가거나 나중에 이게 만성화되면 다리가 썩거나
콩팥이 날아가는 게 당뇨병이죠
마약중독은?
아니 한 번만 호기심에 마약 하고 거기서 손을 놨었으면 교도소 갈 놈이 누가 있겠어요
문제는 뭐냐 하면 이걸 반복적으로 계속 끊지 못하고 중단하지 못하고 반복되는 이 부분 때문에 교도소를 가고 자살을 하고 그런 부작용을 겪게 되는 거거든요
그 점에 있어서 쌍둥이 질환이라 이거죠 당뇨병의 경우는 그럼 어떻게 치료하죠?
아까 다리 다쳤을 때에는 나는 아무것도 안 하는데 외부에서 와서 다 치료를 해주는 거라면,
당뇨병에 있어서의 치료의 되게 중요한 부분은 뭐냐면 일단 자기가 당뇨병이라는 것을 인지를 해야 해요
그리고 당뇨병에 대해서, ‘너 병이 뭔데?’ ‘어, 당뇨병’ 이게 아니라 당뇨병이 왜 생기는 병이고 이걸 악화시키는 인자는 뭐고 저혈당 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하고
병에 대해 샅샅이 본인이 꿰뚫고 있어야 되며, 그래서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하는 순간 뭘 하느냐,
심한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 다니면서 혈당강화제 먹고요 아침저녁으로 인슐린도 찌르고요 운동하죠 식이요법 하죠 뭐 하죠, 뭐 하죠...
무슨 얘기냐 나는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당뇨병 환자라는 걸 인지하고 자기 생활 속에서 그것을 얼마나 잘 수행해 가느냐가 되게 중요한 관건이라는 거죠
마약중독도 마찬가집니다
제가 그 얘기 많이 해요 ‘마약중독으로부터 삶을 회복하는 방법은 이미 교과서에 다 나와 있어’
왜냐하면 지난 100여 연간 수천만 명이 마약을 먹고 죽어가는 가운데서 의학적 통계학적으로 입증된 치료법이 있거든요
여기서 중요한 건 뭐다? ‘너의 의지나 결심이 중요한 게 아니라 네가 이 치료법에 너의 삶을 얼마나 철저하게 맞춰가는가의 그 싸움이야’라고 얘기를 하는 거죠
그래서 환자분한테 얘기하는 것은 ‘네가 할 것은 이제부터 까라면 까는 거야’ 그러니까 중요하다고 설명을 합니다
이를테면 제가 서울대학병원에 가서 암 검진을 받았는데 의사선생님이 저한테 뇌종양이래. ‘천영훈 씨 앞으로 당신은 3개월 살 거야’
그래서 집에서 울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느 날 전화가 오더니 박사님이 저한테 ‘천영훈 씨 이번에 새로운 항암제가 나왔는데 당신이 이 항암제 치료를 받으면
당신 생명을 1년 2년 연장할 수 있어, 치료받을래?’ 그러면 뭐라 그러겠어요, ‘박사님 열심히 치료받겠습니다,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하고 약속했다고.
그다음 날 전화가 와서 박사님이 ‘천영훈 씨 당장 내일 입원해서 앞으로 한 달 동안 항암치료받으셔야 됩니다’
그러는데 거기다 대고 내가 ‘박사님 내가 엄청 바쁘니까 다음 달에나 합시다 아니면 한 15일로 줄여주시죠’ 하고 ‘내일 와서 치료해’라고 하면
그것을 지키는 게 치료의 방식이라는 거죠
(인간의 머리를 정수리에서 찍은 타원형 모양의 뇌 단층 사진이 보인다)
(머리 중앙쪽은 밝은 노란색 테두리 쪽으로 갈수록 파란색으로 보인다)
이게 되게 유명한 뇌 영상 검사고요 보시는 것처럼 CT나 MRI는 뇌 어느 부위에 암 덩어리가 있는지 어느 혈관이 막혔는지 터졌는지 보는 거고요
이 검사는 뭐냐면 뇌에는 각 영역마다 기능이 있거든요 뇌가 얼마나 잘 기능하는지를 보는 겁니다
이 검사에서 밝은색을 띠는 건 뭐냐면 뇌가 활발하게 잘 기능하고 있는 것을 얘기하는 거고요
이 검사에서 색깔이 어두컴컴하고 푸르뎅뎅해진 것은 뇌 기능이 망가진 걸 얘기하는 거죠 자 이건 정상인의 뇌는 이렇게 예쁘게 나오고요
(필로폰 중독자의 뇌 사진이 보인다)
(뇌 곳곳에 구멍이 뚤려있고 파란색이 더 짙다)
메스암페타민이 필로폰을 얘기하는 거거든요 필로폰. 필로폰 중독자의 뇌입니다
보시면 구멍이 뻥뻥 뻥 뚫려있죠
그 구멍이 뚫려 있다는 건 뭐냐면 그 부분의 뇌기능이 일시적으로 상실된 걸 얘기하는 겁니다
제가 환자분들에게 항상 얘기인데 ‘네가 필로폰을 한건 뭐냐면 네가 쓰는 노트북이 220v 노트북인데 이걸 220v 콘센트에 꽂아야 하는데 잘못해서
백만 v에 꽂은 거야’라고 얘기를 합니다 왜냐하면 고압전류가 와서 지져버리니까
그런데 필로폰에서 더 끔찍한 건 뭐냐면 이 아랫부분이 뭐냐면 전두엽이거든요
보시면 전두엽이 완전히 푸르뎅뎅하게 싹 죽어버렸죠 구멍 뚫린 건 차라리 빨리 메꿔질 수도 있는데 저렇게 색깔 자체가 싹 죽어버린 건
후유 장애로 남을 수 있다는 걸 얘기합니다
결론은 뭐냐 필로폰을 하게 되면 특징적으로 다른 마약과는 다르게 전두엽 기능이 아주 작살이 납니다
전두엽의 원래 기능은 뭐냐면 아주 베이직한 기능은 첫 번째는 충동 억제 능력. 열받아서 끓어오르는 걸 참아내는 힘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 먹으려고 손이 가는데 안 돼 끌어내는, 이게 충동 억제의 힘
두 번째 전두엽의 기능은 실행 기능하고 연관이 있거든요 executive functions이라고 하는
실행 기능이라는 건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착착 착착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해나가는 것들
세 번째 전두엽의 기능이 감정하고 연관이 있어요
필로폰을 해서 전두엽이 작살이 나면 이 세 가지가 안 돼요
사실 저한테 ‘천 원장, 나 뽕 뽑는 거는 둘째 치고 나 요새 좀 미친 것 같아 나 좀 치료해 줘’ 자기 발로 찾아오는 필로폰 중독자들 열 명 중에 일곱 여덟 명은
뭐 때문에 오냐면 열받는 것 때문에 와요 별거 아닌 게, 별거 아닌 것에 되게 피해적으로 받아들이고요
우리는 짜증이 나고 화가 나도 점심시간이나 커피 먹고 웃고 떠들다 보면 잊어버리잖아요
이 사람들은 꽂힌다고 하는데, 뭐에 열받은 게 꽂혀 버리면 몇 날 며칠을 가고요
그러다가 이제 한 번 눈이 뒤집히면 다 때려 부수는 거죠
그리고 나중에 정신 차리고 나면 자기가 봐도 자기가 미친놈 같은 거야, 그렇게까지 화낼 일이 아닌데
교정행정에서 약물 환자를 교도소, 구치소 안에서 보시기 제일 힘든 부분이 사실 그 부분이거든요
이게 뭐 합리적으로 납득도 안되고 그런 걸 가지고 난리를 치고 하기 때문에
두 번째 실행 기능이 안 되다 보니까 어떤 복잡한 일들을 잘 못하죠 택배기사하시는 분은
필로폰 하기 전에는 택배 되게 잘했는데 뽕 하고 나서부터는 동으로 갔다가 서로 갔다가, 물건을 받으러 가는 건지 가져다주러 가는 건지
계속 뒤죽박죽이 되고. 무엇보다도 감정이 망가지니까 필로폰을 비롯한 각성제 했던 사람들이 불쾌한 감정이 되게 많습니다
짜증이 많고요 의욕이 없고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되게 힘들어요 그러니까 어때요
그 거지 같은 감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다시 약물을 하는 악순환으로 들어가게 되겠죠
그런데 여기서 되게 중요한 게 뭐냐면
(헤로인, 펜타닐 중독자의 뇌 사진이 보인다)
(뇌 형태가 타원형이 아닌 조각난 형태로 보이고, 구멍이 더 많이 뚤려있다)
(뇌 색깔은 파란색, 흰색, 노란색, 빨간색이 얼룩덜룩 형성되었다)
아 이건 헤로인이고요. 헤로인도 너덜너덜하죠. 참고로 모르핀을 100배 농축한 게 헤로인이고 헤로인을 100배 농축한 게 펜타닐입니다
고등학생들이 했다는 게 이게 장난이 아닌 거죠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뭐냐면 그럼, 마약 때문에 뇌가 완전히 작살이 나서 망가졌어 이게 끝이냐 그건 아니라는 거죠
놀라운 사실은 뭐냐 하면요 죽어버린 뇌세포가 다시 살아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건 뭐냐면 그나마 살아있는 뇌세포가 약 9개월 정도 단주(술)와 단약(마약)을 하면 살아있는 뇌세포에서 신경세포가 하나씩 자라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약 2년 반에서 3년 정도가 되면 원상복구가 되거든요
이 부분에 있어서의 중요한 포인트고
저희가 그래서 중독은 시간 싸움이라고 말씀드리는 게 그래서 그렇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처음에 100일이 제일 어렵습니다
저희가 그래서 오면 ‘100일 전투’ 얘기하거든요
마지막 투약 이후 거의 3~4개월 이후에 다 재발합니다
그리고 이 100일만 잘 견디면 뭐다? 큰불은 잡는 거다 그런데 그다음에 중요한 파라 멘트가 1년 단약 1년 단주거든요
1년 단약을 갖고 나면 일단 뇌가 회복이 되는 겁니다
2년 3년 단약 기간이 길어질수록 특히 전두엽의 기능이 회복이 되니까 갈망이 올라와서 약을 하고 싶은 이 갈망의 강도와 빈도가 줄어들고
이게 올라와도 이걸 견질 수 있는 뇌의 통제력이 살아나기 시작을 다는 거죠
그래서 감히 말씀드리지만 교도소에 들어가 있는 기간이 사실은 굉장히 임상적으로는 크리티컬한 포인트거든요
되게 회복할 수 있는 기간. 제가 이 얘기를 하면 환자분들이 그런 얘기를 해요 ‘원장님 저는 그럼 지난번에 징역 3년 살고 나왔는데
저는 정상이 되어서 나왔겠군요’ 저희가 검사해 봤거든요 들어가기 전에 찍어보고 나와서 찍어봤는데
어쨌든 교도소 안에서는 술 담배도 못하고 마약도 못하기 때문에 교도소 안에서 실제 9개월 정도가 지나면
신경세포가 자라나는 흔적은 관찰이 되는데 그 안에서의 갈등 스트레스 짜증 이런 걸로 인해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와서 다 잘라먹어요
더 악화되어서 나온다는 거죠 그런데 교도소 안에서도 자격증 따고 몸짱 만들고 되게 열심히 했던 사람들은 어느 정도 회복을 하더라는 거죠
자 여기서 그러면 뇌세포가 빨리 자라날수록 회복이 빨라지는 건데 아직까지 임상실험을 통해서 뇌세포가 빨리 회복되게 하기 위한 약은 아직 개발이 안 되어있어요
그런데 저희가 임상적으로 연구를 통해 확인한 게 건 뭐냐면 유일한 요소가 하나 있는데 그게 뭐다?
건강한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
이게 되게 중요한 메시지거든요 제가 환자분들에게 얘기해요 제발 허접한 거 먹지 마라
네가 너를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좋은 음식을 먹이고 좋은 재료로 음식을 해서 먹어야 되고, 네가 사람 찔러 죽이고, 마약 하고,
이런 영화 앞에 데려다 놓지 말고 너를 멋진 풍경 앞에 데려다 놔야 해 세 번째 더 중요한 건 뭐다?
그 사람이 얼마나 건강한 대인관계를 많이 가지고 있는가가 제일 중요해요
그게 되게 중요한 부분입니다
화창한 날 친구들과 배낭을 메고 막 올라가며 떠들고, 과제한답시고 커피숍에 모였는데 과제는 안 하고 수다 떨고 하는
이 모든 것 들이 굉장히 총체적으로 뇌를 깊이 있게 그리고 광범위하게 회복을 시킨다는 거죠
그런데 사실 이 회복의 기본 단위가 되어야 할 것은 사실 가족이잖아요
그런데 마약중독자 가족분들 만나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마약중독자 가족들은 이들에게 따뜻한 말을 할 수가 없어요
본인들이 피해자라고 느끼기 때문에
저는 하나님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환자분들에게 항상 종교를 가지라고 말씀을 드려요
하나님이 있는지 부처님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뭐다? 거기서 만나는 사람이거든요
나중에 출소하면 나와 있는 건 그냥 약쟁이 친구들밖에 없어요
마약 하는 애들한테 가서 나 마약 안 해 그러면 걔들이 놀린다고요
개가 똥을 끊지 네가 마약을 끊어? 끝까지 안 한다고 하면 뭐라고 해요? 저주하죠, 너 이 새끼 얼마나 오래 사나 보자
이 똑같은 얘기를 법회 자리건 구역예배 자리건 종교 모임에서 하게 되면 둘러앉은 사람들이 뭐라고 하냐면
당신 정말 훌륭한 사람이야, 용기 있는 사람이야, 돕겠어라고 얘기한다는 거예요
궁극적으로 이 사람, 우리 사회가 이 사람 주변에 어떻게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주느냐가 그래서 궁극적인 관건이기는 합니다
자, 저희 병원에 입원해 있는 20살짜리 19살짜리 친구들 아이큐 보실까요? 80이고요, 얘 의대 다니던 애거든요
원래 아이큐는 100이 넘었는데 80. 이 친구는 72. 얘는 60. 60이면 정신지체거든요
그런데 이제, 겉으로는 말을 또박또박 하니까 자기도 그렇고 주변에서는 얘가 멀쩡한 줄 알아요
하지만 조금만 복잡한 과제를 수행하면 다 버벅거리거든요
마약중독이 힘든 가장 큰 이유, 치료하기 힘든 가장 큰 이유는 뭐냐면 재발이 반복되면 반복될수록 뇌가 자꾸 거의 작살이 나니까
이게 되게 어려운 측면이거든요 우리가 저 단계까지 가기 전에 어떻게든지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야 되는 부분이 있는 것이고요
자 그러면 중독은 왜, 왜 생기는 거냐, 이렇습니다
중독은 물질 중독이 있고 행위 중독이 있습니다
물질 중독은 뭐죠? 마약중독 알코올 중독. 행위중독은 뭐죠? 도박, 게임, 섹스, 쇼핑 이게 행위중독이거든요
신기한 건 뭐냐면 물질 중독과 행위중독은요 뇌에서 발생하는 부위가 동일합니다 바로 여깁니다
눈에서 1센티, 귀 앞에서 1센티, 가운데에서 뇌 가운데에서 딱 만나는 부위가 있는데 딱 거기가 중독의 원흉이라는 겁니다
중독이라는 걸 정의하면 이렇게 얘기할 수 있어요
어떤 물질 이를테면 마약, 행위 도박 그것으로 인해 이미 내 인생이 망가져왔어요
어느 마약중독자도 ‘필로폰 했던 그 시절 참 찬란했어’ 이렇게만 생각하지 않는다고요
자기가 그것 때문에 고생한 거 압니다
더 중요한 건 뭐예요? 내가 이것을 계속하는 냐는 앞으로 나한테 펼쳐질 미래가 끔찍한 미래가 펼쳐질 거라는 걸 알아요
본인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 끊임없이 마약을 탐닉하고 집착하고 그걸 다시 하려고 미친 듯이 잘못된 결정을 반복해서 내리는 게
그게 중독이라는 병으로 저희가 정의를 하는 거죠
80년대서부터 ‘뇌영상학’ 과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그래도 의학적으로는 사실 중독에 있어서는 메커니즘이 밝혀졌습니다
아까 손가락으로 가리킨 부위가 어디냐면 보살계라는 부위입니다
보상계. 보상해 준다 할 때
뭐 마약 센터라고도 하는데 쾌락중추라고 이해를 하시면 돼요
왜냐면 저기서 뭐가 나온다 엔도르핀 도파민같이 쾌감을 주는 물질들이 나오죠
엔도르핀은 얘기 들어보셨을 거예요 황수관 교수, 뭐, 이상구 박사 하하하 웃으면 우리 몸에서 엔도르핀이 많이 나와서 건강해지고
면역도 좋아진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엔도르핀은 뭐다?
엔도 플러스 모르핀의 합성어입니다
모르핀은 양귀비 재배해서 하는 건데 우리 뇌 안에는 똑같은 모르핀 성분이 자연적으로 생성돼서 나오는 게 엔도르핀이죠
그거 말고도 도파민도 있고요
우리가 삶을 살면서 짜릿함이든 성취감이든 안락함이든 뭐든 간에 나름의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다는 건 다 뭐다?
엔도르핀과 도파민의 조합이에요
그렇게 이해를 하시면 되죠. 자 보시면, 손가락으로 가리킨 부위가 nucleus accumbens(측좌핵)라고 하는 부위고요
맨 위로 있는 게 prefrontal cortex라고 전 전두엽이고요
뒤로 뻗어있는 게 Ventral Tegmental Area에요 오묘한 신의 조화인데 보시면 맨 위에 가 있는 prefrontal cortex라고 하는 게
우리 뇌에 있어서 가장 명석하도고 이성적인 부위입니다
판단력과 모든 이해력 내 행동을 통제하고 결정하는 인간이 인간답게 해주는 게 prefrontal cortex 고요
뒤에 박혀있는 게 뭐냐면 Ventral Tegmental Area가 있는데 저 부위가 뭐냐면 숨골이에요 생명유지 장치가 들어있는
본능의 뇌에 뿌리를 박고 있는. 중독이라는 걸 생물학적으로 달리 설명하자면 이런 겁니다
내 본능의 뇌가 중간에 있는 nucleus accumbens라는 저 매개자를 통해서 가장 이성적인 prefrontal cortex 전 전두엽을 움직여서
마약을 찾게끔 조종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해나가시면 되거든요
자, 이 보상 기능은 이 세 가지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고요
저 세 가지 구조물에서 엔도르핀 도파민이 나옵니다 이런 거죠 저녁에, 오늘 열심히 일하고 집에 들어갔어요
집에 들어가서 문을 짜잔 열었더니 와이프가 삼겹살을 막 굽고 있어요
그럼 어때요? 아직 삼겹살을 입에 넣은 게 아닌데도 삼겹살 굽는 장면만 딱 보고도
어 오늘 삼겹살 파티해? 하며 기분 좋아지죠 그게 왜 그러냐면 삼겹살을 굽는 사실이 대뇌에 들어오면
그 Ventral Tegmental Area 옆에 ‘해마’라는 기억의 저장고가 있어요
삼겹살이라는 자극이 들어왔을 때 내가 예전에 삼겹살 먹고 기분이 좋았지 하는 게 순간적으로 딱 매칭이 되면서
‘오 기분 좋아!’ 그러면서 엔도르핀 도파민이 보살계에서 쫙 빠져나오는 거거든요
아 좋다 이러는 걸 느끼는 게 그래서 그런 거죠
만약 내가 처음에, 태어나서 처음 삼겹살 먹었을 때 식중독으로 죽을 뻔했었다고 했다면 와이프가 삼겹살 굽는 장면을 보고 어떻게 생각을 하겠어요?
저 여자가 날 죽이려는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겠지
기억하고 매칭이 되어 있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고요
자 애가 ‘아빠 100점이에요’ 하고 달려와요 그랬을 때 오 우리 아들 잘했네? 왜? 100점 맞았다는 사실이 뇌를 자극하니까
엔도르핀 도파민이 보살계에서 쓱 나오면서 와 좋아, 이렇게 느끼는 거지
자 반대로, 엔도르핀은 모르핀 성분이라고 했잖아요
모르핀은 진통제로도 쓰죠 그러니까 엔도르핀 도파민이 언제 또 많이 나오냐, 엄청 아플 때 많이 나옵니다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아세요? 마론 중독자들. 마라톤 하시는 분 있나요?
그러세요? 이게 중독인 분들은 장난 아니더라고요 저 군의 관할 때 옆에 있는 내과 군의관이 마라톤 중독이었어요
걔 일주일에 두 번을 마라톤을 뛰더라고요
저는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야, 너는 왜 시간과 돈을 들여서 너 자신을 괴롭히니?
일리가 있는 게 뭐냐면 무라카미 하루키가 되게 유명한 마라톤 중독자잖아요
그 친구 에세이에 나온 게 있어요 자기가 35km 인가, 거기가 마의 구간이래요
그 구간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팔다리가 끊어져 나갈 것처럼 아프면서 폐가 터질 것처럼 너무 고통스럽다는 거예요
그런데 마의 구간을 통과하는 순간, 팔다리가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구름 위에 둥둥 떠가는 그 맛에 뛴다는 거예요
그러다가 피니시 라인에서 빵 터지는 그 쾌감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 의사들이 그래서 뇌 엔도르핀 배출량을 봤더니 맞아요
통증을 주는 물질들이 미친 듯이 치고 올라오니까 어느 한계에 이르면 대뇌가 보살계한테
‘야, 얘 너무 힘들어해, 엔도르핀 도파민 좀 써줘’ 그래서 그 순간 쫙 써줘서 엄청난 양이 나옵니다
엔도르핀이. 진짜 뽕 맞은 기분에 뛴다는 게 틀린 얘긴 아닌 거죠
자, 인간이 일생에서 엔도르핀 도파민이 언제 제일 많이 나오냐
들어보셨을 거예요 죽기 직전에 엔도르핀을 다 쏟아놓고 죽는다고
살아있을 땐 엄마들이 아기 낳을 때입니다 아기가 생살을 찢고 나오는데 엄마가 기절하지 않는 건 뭐냐면
통증에 맞서서 엔도르핀이 쫙 나와주니까 엄마가 버티는 거거든요
필로폰 얘기를 말씀을 드릴게요
필로폰을 하게 되면 필로폰을 하는 순간 필로폰이 혈류를 타고 들어가서 어디로 가냐면 저 보살계로 들어갑니다
보살계를 필로폰이 쾅 하고 후려쳐요 저기서 미친 듯이 엔도르핀 도파민이 쏟아집니다
얼마의 시간 동안? 최소 6시간에서 길게는 72시간 쏟아집니다
이게 일어나선 안 될 일이 뇌 안에서 일어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필로폰 했던 사람들이 그런 얘기 해요
‘원장님 우리는 천국을 엿본 사람들이에요’ 그 얘기 합니다 틀린 얘기가 아니라는 거예요
제 여자 환자는 철없이 그런 얘기 하더라고요
자기 처음에 필로폰 시작할 때는요 그런 생각이 들었대요
이 필로폰 맛을 보지 못한 미천한 중생들이 너무 불쌍했데. 어떻게 인두겁을 쓰고 이 세상에 나와서 이 맛을 못 보고 죽냐
물론 자기는 지금 지옥 속에 살고 있지만 처음에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거죠
필로폰 했더니 어때요? 엔도르핀 도파민이 미친 듯이 쏟아져서 6시간이 좋았다고 해보죠
그다음 날 출근을 했어요 출근하고 열심히 일을 하고 저녁에 집에 딱 들어갔어요
뽕 맞은 다음 날. 문을 짜잔 열었더니 오늘은 와이프가 횡성한우를 굽고 있어, 그럼 횡성한우를 굽는 사실이 뇌를 자극하겠죠?
엔도르핀 도파민이 쭉 나올 거 아니에요? 저 정도 나온 엔도르핀 도파민 양에 내 뇌가 맛을 느낄까? 못 느껴요
애가 백 점이 아니라 올백에 전교 일 등을 해서 뇌가 자극을 받아서 보살계에서 엔도르핀 도파민 나와 봐야
그 정도 나온 양에 뇌는 ‘야 뭐 하냐?’ 이런다고요 불행은 여기서 시작되는 겁니다
이걸 맛을 보는 순간 그다음부터는 오 일상생활에서 등산을 가고 맛있는 음식을 보고 영화를 보고
이런 모든 소소한 일상의 기쁨에 반응을 해서 엔도르핀 도파민을 쏴 봐야 대뇌가 맛을 못 느낀다고
그래서 뽕 맛을 본 보살계는 그다음부터 엔도르핀 도파민을 쏘는 능력을 잃어버리기 시작해요
그렇게 되는 것을 딱딱해진다고 합니다 얘는 언제 엔도르핀 도파민을 쏴줄 수 있어요?
뽕이 들어와야 엔도르핀 도파민이 나오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버리는 거죠
이것의 끝판왕이 펜타닐인 겁니다
펜타닐이 이 분야에 있어서 금단증상이 장난이 아닌 거죠
정말 불의, 지옥의 고통을 얘기하거든요 뼈 마디마디가 진짜 다 뼈 마디마디에 칼을 쑤셔 넣는 것 같고 뭐 온몸에 있는
구멍에서 물이 다 나오죠 땀나고, 눈물, 콧물, 질질 나고, 토하고, 밑으로 설사하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걸 다시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참 무서운 일인 거죠
자 이게 되게 유명한 실험입니다
알코올 중독자 데리고 실험을 했던 건데, 잘 안 보이시겠지만 이게 맥주거든요
MRI 통 속에 집어넣고요 MRI 통 안에서 맥주 사진을 보여줘요, 알코올 중독자한테. 그랬을 때 중독자의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찍은 거죠
시각자극이 들어왔을 때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실시간으로 찍은 건데 왼쪽이 맥주 가운데가 중독성 있는 커피, 맨 오른쪽이 중립 자극
했더니 알코올 중독자는 위에 동그란 건 뭐냐면 띵똥 하고 시각적으로 인지하는 부위고요
왼쪽이 알코올 중독자예요 술 사진을 보는 동안에 빨갛게 피가 몰렸죠 보시면 뇌는 좌우 대칭이니까
왼쪽도 한군데 두 군데 세 군데, 오른쪽도 한 군데 두 군데 세 군데 피가 몰린 거거든요 저기가 어디다?
아까 제가 중독의 원흉인 이 보살계 부위. 정확하게 저 해부학적 부위에 불이 들어온 거예요 피가 몰린 거지
그래서 물어봅니다
알코올 중독자에게 ‘너 지금 술 사진 보고 술 먹고 싶었지?’라고 하면 열 명 중 한두 명만 느낌이 왔다고 하고 나머지 여덟 아홉은 펄쩍 뜁니다
내가 아무리 술꾼이어도 술 사진만 보고 술 먹고 싶겠니? 이렇게 얘기하죠
마약중독자들은 주사기 사진 보여주거든요 그러면 열 명 중에 거의 여덟 아홉은 느낌이 왔다고 해요
마약이 그만큼 자극에 대한 반응이 엄청 세게 온다는 거죠
여기서 중요한 건, 중요한 사실은 뭐냐면 알코올 중독자든 마약 중독자든 그 사진을 보고 자기가 갈망이 올라왔든 올라오지 않았든 뇌는 어떻다고요?
달아오른다고요 이게 되게 힘든, 어려운 점입니다 이것을 ‘나의 보상계약 제발 주사기 사진을 보고 흥분하면 안 돼’,
‘나의 보상계약, 제발 술 사진 보고 흥분하면 안 돼’ 내가 명령을 내린다고 해서 얘가 흥분을 안 해?
아니죠 이건 그냥 자동적으로 흥분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뇌의 병이라고 얘기하는 거고요
더 무서운 건 뭐다? 저게 궁극적으로는 자극에 노출되는 강도와 빈도가 많으면 많을수록 계속 중첩이 됩니다
우리가 물을 조금씩 따르다가 어느 순간 넘치는 순간이 오잖아요 마찬가지죠
재발은 그래서 절대로 갑자기 시작되는 게 아니라 준비되는 거야라고 설명하는 게 그래서 그렇습니다
원장님 저 월요일에 원장님 외래 보고 갈 때만 해도 마약 생각 1도 안 났는데 저녁에 마누라가 바가지 긁고 난리 쳐가지고 그래서 나가서 뽕을 했대
아니지, 그때 재발한 게 아니라 이미 여기까지 차 있던 거지, 근데 와이프 일로 건드려진 것뿐이지. 이게 되게 어려운 점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중독으로부터 벗어나는 첫 번째 원칙은 뭐다? 삼십육계를 얘기하는 겁니다
중독과 관련된 모든 자극으로부터 철저히 도망 다닐 것
이게 우리가 해야 될 첫 번째입니다 알코올 중독자 환자들에게는 교육을 합니다
텔레비전에서 술 먹는 장면이 나와, 절대 보지 마, 돌려! 그거 보면서 나도 먹고 싶어 그런 생각이 안 들지라도 뇌는 자극을 받으니까
퇴근해서 버스정류장에서 집에까지 걸어가는 데 술집이 가득한 골목이 있어, 절대 그 골목 들어가면 안 된다고 얘기를 해요
피해서 들어가라고, 10분이든 20분이든 돌아서. 왜? 나는 술집이 가득한 골목을 알코올 중독자가 걸어가면서 뭐라고 생각해요?
‘야, 진짜 술 먹으면 내가 사람 새끼 아니다, 술 냄새도 맡기 싫어. 이게 다 알코올 중독자야, 구역질 나'
주관적으로는 술이 싫어라고 지나갈지 모르지만 거기 술 먹는 냄새 분위기 뭐에 뇌는 새 폭탄을 맞기 시작한다는 거죠
마약중독자한테는 그래서 항상 하는 얘기가 뭐냐, 주변 정리를 얘기하는 겁니다
교도소 가서 강의할 때에도, 제가 정신과 전문의 중에서는 교도소 제일 많이 갔을걸요? 강의하러 갔으니까
교도소가 서 강의할 때에도 그 얘기를 하거든요 당신들께서 출소하시면서 교도소 정문 앞에서 핸드폰을 받아 들 텐데,
이 받아 든 핸드폰에 나한테 약을 줬던 상선들, 같이 했던 놈들 받아먹은 애들 아니면 얘들을 연결할 수 있는 전화번호가 하나라도 나온다?
백 프로 다시 들어오십니다라고 얘기를 해요
심지어 지금 텔레그램으로 하는 애들은 스마트폰을 못 쓰게 해요 저희가, 진료현장에서 쓰더라도 킵,
앱 까는 거 막는 청소년 프로그램 같은 거 깔고 쓰는 거로 하라고 하거든요
여기서 중요한 게 뭐냐면 자꾸 사람들은, 환자들은 특히 마약류 사범들은 정신 차리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결심하면 할 수 있다고
제일 제가 듣기 싫고 속상하고 짜증 나는 게 뭐냐면 교도소 갔다 와서 그래도 기특하죠 저한테 먼저 찾아와서
원장님 진짜 제가 이번에는 진짜 깨달았습니다
교도소는 사람 살 데도 아니고 제가 이번처럼 뼈 저리게 후회해 본 적이 없대
제가 이제 잘할 수 있다고 얘기하면서 자신 있대. 제가 너무 답답한 게 무서운 게 뭐냐면요 그 얘기를요
지지난번 출소하고 나와서 했던 얘기를 또 하고 있는 거거든요
자꾸 우리는 반성하고 내가 이것에 대해 이를 악물면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말씀드린 것처럼 내가 통자 못하는,
나 스스로도 통제 못하는 저 뇌의 병이 있기 때문에 똑같은 일들이 계속 반복이 되는 거죠
이것도 되게 재미있는 실험인데요
코카인 중독자들 데려다가 동물의 왕국 비디오 보여주면서 찍었더니 아무런 반응이 없는데 마피아 영화 보여주고 찍었더니
띵동 불이 들어왔죠 정리하자면 그런 겁니다
인생을 사는 것 자체가 너무 괴롭죠 저도 오늘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진짜 예쁘게 양복 차려입고 오려고 했는데 되는 일도 없고 진짜 하여튼 힘들어요
선생님들도 힘들어요 인생이 뭐 별거 있습니까 오죽하면 부처님이 인생은 고(苦)라고 얘기했겠어요
고통스럽고. 다 우리 그냥 그렇게 살고 있는 건데, 그렇게 살아가던 우리가 어느 날 마약이라는 걸 주워 먹었어요
그런데 마약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뭐가 특성이에요?
우리 뇌에서 쾌감을 주는 엔도르핀 도파민을 미친 듯이 치솟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자, 마약을 했더니 뇌가 땅에 붙어살던 나의 뇌가 천상으로 두둥실 떠오른 거거든요
그런데 천상으로 두둥실 떠올랐던 이 뇌는 필연적으로 땅에 쾅 처박힐 수밖에 없어요
그다음부터 살아가는 삶이 그래서 지옥인 거예요 약물중독자들이 약을 왜 못 끊는 줄 아세요?
이게 되게 어려운 부분이에요 그래서. 뇌의 병이기 때문에 그리고 심리적인 거로는 그런 겁니다
저한테 찾아오는 사람들한테 굳이 왜 끊으려고 해?라고 하면 거의 하는 얘기가 다 이 얘기를 합니다
필로폰 하면 교도소 가니까, 필로폰 하면 인생 망치니까, 필로폰 하면 자살로 죽게 되니까
그런데 진짜 자살로 많이 죽었거든요. 그래서 마약을 안 하려고 한대요. 맞아요 그 말도 맞는다고
그런데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다가 희로애락에 부딪히거든요 특히 마약중독자가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천국의 맛을 봤던 뇌인데 삶을 살아가다가 절망이든 고통이든 통증이든 적개심이든 공허함이든 뭐든지 간에
부정적인 감정에 딱 맞닥뜨리게 되면 어때요? 마약 하면 교도소 간다고? 가지 뭐,
마약 하면 인생 망친다고? 어차피 내 인생 망가졌는데? 마약 하면 뭐 자살로 죽는다?
안 그래도 나 지금 죽고 싶은 심정이거든? 그래서 다시 마약을 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이런 부정적인 감정으로는, 부정적인 이유로는 당신을 붙잡아두지 못하다고 설명을 하는 거예요
제가 만난 많은 마약중독자들은, 그렇습니다, 일반인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가족들도 그렇습니다 가족들도 그래요
필로폰 하는 놈들 쾌락에 미쳤고 뽕에 환장한 놈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처음에 시작은 그렇게 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이걸 중간에 놓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뭐냐면 그들이 마약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뭐냐면 불행하기 때문이에요
그 고통과 괴로움을 뽕 맛을 봐버린 뇌로는 못 견뎌요 약을 다시 하는 것 말고는 다른 해결책이 없다고 뇌는 계속 명령을 내리기 때문이에요
이게 되게 어려운 점이라는 거죠
(비싼 외제차 사진이 보인다)
이 차가 무엇이냐, 제가 15년 전에 타고 다닐 뻔한 차거든요
진짜 2년을 그 양반하고 저하고 고생을 하다가 어느 날부터 이 분이 단약에 들어갔어요
들어가다가 마지막 퇴원을 하고 나서 외래를 꾸준히 다니다가 외래 다닌 지 2년 되던 날 차 키를 내밀었죠 나가봤더니 이게 서있었어요
진짜예요 제가 그때 잠시 고민하다가 들은 풍월이 있어서 제가 ‘저는 회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상받았습니다’
이런 멋진 멘트를 쳤어요 그랬더니 그냥 가져가시더라고 (웃음) 진짜, 두 번 세 번 얘기했으면 내가...
자 이분이 어떻게 해서 이렇게 단약을 하고 삶을 회복할 수 있었을까요 이유가 뭘까요 뭐긴요
저같이 훌륭한 의사를 만났기 때문인 거고요. 농담이고,
사실은 제가 이분하고 지겹게 작업해가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었어요
이분이 취미생활이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 취미생활이 뭐였냐면 이 사람은 불우이웃 돕기가 취미생활인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정말 어느 지역에 수해가 났어요 그러면 장 비서라고 있거든요
장 비서 일억~ 그러면 가서 익명으로 기탁하고 오는 게 이 사람의 취미생활이었어요 진짜예요
그런데 이 분이 콤플렉스가 있었어요 뭐냐, 자기가 중학교도 못 나왔다는 게 콤플렉스였어요 회복 과정에서 꿈이 생겼죠
나 같은 사람을 위한 교육기관을 짓겠다, 대학교를 짓겠다
그런데 역시 훌륭한 사람이어서 그 정도 돈 있으면 지방에 있는 걸 사 오면 되는데 공부를 시작하더라고요
교육학에 대해 공부하고 평생대학원을 다니고. 나름대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부정적인 목표는 당신을 오래 못 붙들어,
하지만 당신이 삶을 유지하고 회복해 나아가야 할 나름의 이유들이 생기는 게 되게 중요한 부분이라는 거죠
한 달을 단약을 한다, 어떻게 알아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한 달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우리 몫이 아니에요
이거는 우리 몫이 아니라고. 우리의 몫은 뭐냐, 아침에 눈 떠서 저녁에 잠들 때까지 내 몸 안에 마약을 넣지 않는 게 우리의 목표라는 거지
이 하루는 내가 틀어쥐고 붙잡고 통제할 수 있는 나의 몫이지. 그래서 ‘오늘 하루를 살자’라는 표어가 유명한 표어에요
중독에서는. Just A Day라고 해서 오늘 하루를 살자
알코올 중독분야에 되게 유명한 중독 매뉴얼이 있거든요, 치료 매뉴얼. 치료 매뉴얼 제목이 뭐가 있느냐면요
‘내일이면 마시리’ 이런 책이 있어요 그게 뭐냐 오늘은 죽어도 안 마실 거야 여기서 출발하는 거거든요 문제는 뭐다?
근데 그 하루를 많은 중독자들이 도박한테 주고, 마약한테 주고, 술한테 줘 버려요 왜? 돈이 안 걸려 있으니까
제가 저희 병원 퇴원하는 사람들한테 마약중독자들에게 하루 10만 원씩만 단약 축하금으로 보내줘도 돈 쌓이는 재미 좀 할걸,
그런데 그 사람의 하루의 값어치가 돈 10만 원밖에 안 할까? 더 중요한 사실이 뭔 줄 아세요?
그들이 그 하루를 마약한테 주고 알코올한테 주고 도막한테 주는 가장 큰 이유는 뭐냐면 그 하루가 똥값이기 때문에 그래요
죄송하게도 제가 남의 귀한 자식 하루를 똥값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그렇게 규정해
제 환자분 하나가 조폭하고 필로폰 하다가 필로폰은 끊었거든요 근데 끊은 건 아니지, 필로폰은 안 하는데 이제 알코올 중독이 됐지
알코올 중독이 돼서 정말 간경화 말기에 당뇨에 장난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이 친구가 외박을 나갔는데 안 들어오는 거야 4박 5일째 들어왔는데
완전 거지꼴이 돼서 왔어요 그래서 막 혼냈거든요 ‘너 미쳤니, 살려면 빨리 들어왔어야 될 것 아니야 죽으려고 환장했어!’
그랬더니, 너무 덤덤하게 원장님 저 죽으려고 그랬다고, 죽으려고 여인숙 잡아서 소주 한 박스 들고 들어갔는데 못 죽고 다시 왔네요
그렇게 얘기하는데 너무 가슴 아프더라고요 왜? 우리가 그 사람에게 너는 루저야 너는 사이코패스야 너는 폰쟁이야 네가 사람이냐,
너는 인간쓰레기야 남들이 손가락질하고 욕하기 전에 본인이 본인 자신에 대해 뭐라고 규정한 거예요?
‘나 같은 새끼는 여인숙에서 술이나 먹다가 뒤져도 싼 놈이야’라고 규정한 거예요
마약중독자들은요 왕처럼 굴어요 가족들한테도 센척하고 그런다고. 자기가 왕이어서 그런 게 아니라 그 안에 무너진 자존감이 있어요
그 괴로움이 있고 내가 병신 같은 아들이고 내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본인도 알거든 그런데 그걸 받아들이질 못하니까 센 척을 하는 거지
제가 교도소 가서 그 얘기를 하거든요 교도소에서, 나하고 당신들하고 차이가 뭐냐,
나는 훌륭한 사람이고 건강한 사람이고 윤리적 인간이고 의지의 한국인이어서 앞에서 의사랍시고 막 떠들고 있고
너희는 법 알기를 엿같이 아는 사이코패스 고 인간 말종 들이고 의지박약이고 인간쓰레기들이라서 죄수복 입고 앉아있는 거야?
우리가 그런 차이가 있어? 하고 물어보는 거지. 차이가 없어요. 저는 정답을 알고 있어요
증거도 있어요 왜? 우리 초등학교 1학년 때 미술시간을 생각해 보자고요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여러분 앞으로 20년 30년 후의 모습을 그려보세요, 여러분의 미래의 모습을 그려봅시다’라고 했을 때 뭘 그렸냐고
성폭행으로 교도소 수감 중인 첨 영훈, 정신병원에 갇힌 나 이런 걸 그린 게 아니라 다 뭘 그렸냐면 과학자 우주비행사 대통령 야구선수 학교 선생님 이런 거 그렸어요
옆에서 ‘영훈아, 근사하고 훌륭한 사람으로 그려’ 속삭이지 않아도 나는 그렸던 거예요 우리 존재가 그렇다니까요
그러면서 어쨌든 짜잔 하고 우리가 그런 마음으로 우리 인생을 출발했고 그러면서 20대 30대를 자기 깜냥으로 살아낸 거예요
누구는 뭐가 잘 풀려서 자기가 원하는 직업을 가지고 잘 살기도 했고 누구는 열심히 노력했으나 뭐가 안 풀려서 엉뚱한 일 겪고 뭐 하면서 20대 30대 지났어요
저는 운이 좀 좋았어요 무슨 얘기냐, 제 인생에 단 한 장면에도 내 옆에 마약을 하는 인간이 없었다고. 운이 좋았던 거예요
그런데 그때 내가 아는 형이 좋아하는 누군가가 ‘영훈아 이거 타먹고 뭐 하면 기분 좋아져’라고 꼬셨다면 내가 안 했을까,
물론 저는 소심한 A형이니까 몇 번 거절했겠지만 술 먹고 객기에 해버렸을 수 있어요 그럼 이 사달이 났고 다른 길을 갔을 수가 있다고
대한민국 사람들 중에 마약이 나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다 알고 있다니까요
제 환자 중에 40대 가장이 철철 울면서 저한테 한 얘기가 그 얘기거든요 누군가 나에게 ‘야, 제발 주사기는 쓰지 마’ 이 얘기만 해줬어도
내가 이렇게 안됐을 거라고. 범법행위를 해서 교도소에 간 그 마약사범들을 두둔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잘못된 호기심의 대가, 분명히 치러야 된다고
허나, 제가 이제까지 만났던 어느 마약중독자도요 약쟁이가 되고 싶어서 된 사람은 없어요
이를테면 이제 고등학교 때부터 필로폰 죽인다는데 알바를 열심히 뛰어가지고는 돈을 모아서 성년식을 한 그날 인천 조폭을 찾아가서 형님 한 작대기 주세요
해서 필로폰 중독자가 되는 애들은 없다고
여기서 중요한 건 뭐냐면, 회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나 자신을 뭘로 규정하는가가 중요한 부분이에요
저의 경험에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런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환자분들하고 그 얘기를 하는 겁니다 마약이 너를 망가트리고 평가절하하게 만들지만
네 안에는 미술시간에 그림을 그리던 그 숭고하고 아름답고 존경할 부분이 있고 멋진 너 자신 자체가 변한 건 아니다,
결국 회복이라는 건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 하루의 값어치를 올리는 게 회복의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이 하루를 살아가는
나 자신을 내가 쓰레기 취급을 하고 있는데 그 병신 같고 쓰레기 같은 놈이 살아가는 삶이 무슨 값어치가 있겠느냐고.
궁극적으로는 내가 나를 뭘로 인지하고 인식하느냐가 제일 중요한 핵심이라는 거죠. 결국은 자존감의 문제인 거거든요
그런데 자존감이라는 게 거울 보면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이 노래를 백번 불러준다고 자존감이 올라가느냐고. 올라가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미러링이라는 얘기를 합니다
프로이트 얘기는 들어보셨을 거예요. 프로이트는 정신 결정론을 얘기했습니다
심리학에 관심 있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어렸을 때 젖을 많이 못 빨아서 구강기에 결핍이 있는 애들이 나중에 고착이 돼서
나중에 성인이 돼서 이걸 메꾸려고 담배 피우고 술 먹고 사탕 빨고 이런다는 식의 이론인데 프로이트 이론으로는 학령 전기에
이미 그 사람의 인격 구조가 완성이 돼서 결정이 되어버려요 굉장히 좀 속상한 이론이죠
그런데 프로이트 이후에, self psychology 자기 심리학 하는 사람 중에 코 헛(Kohut)이라는 분이 있는데 이분은,
‘아니야 우리의 인간은 평생을 통해 성장할 수 있어’라고 얘기해요 뭘 통해서? 미러링을 통해서
미러링이 뭐냐면 이런 겁니다 아주 어릴 때 아기들은요 자기가 예쁜지 잘생겼는지 몰라요
막 노래를 막 해, 그랬더니 옆에 있던 할아버지 할머니가 이미자 났네 조용필 났네 막 손바닥 치고 노래 잘한다고 해주면
아이는 그 반응을 보며 ‘아 나는 노래 잘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느끼는 거거든요
이게 자존감의 핵이지. 개발새발 그려서 아빠한테 ‘아빠 기린이야’ 했을 때 아빠가 이게 무슨 기린이야 돼지도 아니고
이게 아니라 ‘와 피카소냐 넌?’ 의 반응을 보면서 아이는 그림을 잘 그리는 거구나, 이걸 느끼는 거거든요 이게 자존감의 핵을 만들어가는 거예요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으냐 하면 정리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이걸 바라보는 것에 있어서의 시각 차이를 진짜 많이 느꼈어요 저도 되게 많이 배웠습니다
검사님들 통해서도. 진짜 맞아요 청소년들이 대놓고 제 앞에서 세 번 걸릴 때까지는 징역 안 사는 데 뭐,
이거 자체가 법 감정에 대해서 되게 안이하게 보는 거거든요 그냥 뭐 기소유예 받을 건데라는 식의 생각들 또 기회가 있어
이게 계속 문제를 일으키고 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 의지와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들이 필요하겠더라고요
저는 저의 입장에서만 봐서 그랬던 건데
이제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말씀을 드리자면, 그런 겁니다 우리가 말씀드렸잖아요?
마약 중독자가 마약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뽕에 환장에서 쾌락에 미쳐서가 아니라 불행하기 때문에 하는 거고 괴로워서 하는 거예요
무슨 얘기냐, 우리가 이 사람들을 악마화해서 ‘저 새끼들 사형시켜야 해!’ 이래서 사회 구석으로 내몰면 내 몰수록 궁극적으로
이 사람들은 어둠 속으로 들어가고요 그 안에서 마약을 더 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팔 벌려 환영하자는 게 아니라 적어도 회복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미러링이 되어주는 거거든요 병원에서의 역할을 그런 겁니다 지역사회도 마찬가지고요
당신이 지금 단 약한지 한 달이 됐어, 이거 당연한 거 아니야 하루도 약을 안 하면 못 버티는 너의 삶을 지금 한 달을 벌써 단약을 하고 여기까지 왔잖아,
네가 이룬 나름의 성과야. 이건 굉장히 그 사람에게 좋은 거울이 되는 거예요
제가 자꾸 사법 시스템이 들어와야 된다고 말하는 건 뭐냐면
어느 검사님이든 어느 판사님이든 어느 수사관님이든 그 얘기를 해줬을 때 또 의사가 해주는 거랑은 다른 거거든요
그걸 통해 이분들이 겪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된다는 거죠 궁극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회복을 이끄는 힘은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신과 의사 20년 넘는 생활을 통해서 제가 배운 것도 그렇고
우리 교수님이 항상 그런 얘기 하셨거든요
회복? 네가 뭔데 환자를 회복시켜, 우리는 환자 곁에서 한 발짝 뒤에서 같이 걸어가 주는 사람이야 항상 그 얘길 해주셨거든요
나만 믿고 따라와, 밀림에서 정글 그런 데서 나만 믿고 따라오면 내가 꺼내줄게 이게 아니라 같이 걸어가 주는 거지
그 사람이 바위에 앉아 쉬면 나도 같이 바위에 앉아 쉬고 노래 부르면 나도 같이 노래 불러주고 하면 궁극적으로
그 길을 본인 스스로 가 찾아나가는 게 회복이야 그리고 관계 속에서 자존감의 회복 속에서 이 사람이 자기가 가치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하는 겁니다
제 방에 이게 있어요 가스총하고 야구방망이. 섬뜩한 순간이 몇 번 있었죠 이제 특히 필로폰 하는 친구들이 카드라 신드롬이라고 해서
망상이 심해지면 내 앞에 있는 친한 사람이나 가족이 사실은 악당이 저 모양을 하고 지금 내 앞에 있어 이런 망상이 있거든요
한 번도 써 보지는 않았어요 아찔한 순간이 몇 번 있었죠 그런데 제가 너 왜 그렇게 힘든 일을 죽으라고 하고 있니?라고 한다면
고통도 환자를 통해 받는데, 그런 치유와 힘도 환자분들을 통해 받는 것 같아요
마약 중독이 너무 끔찍한 병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지옥문 앞까지 갔다가 회복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는 자체가 굉장한 축복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왜냐하면 이 사람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거든요 마약을 하기 전에 그 인간보다 훨씬 더 훌륭하고 인격적인 사람으로 변해가더라는 거죠
제 환자 펜타닐로 걸렸던 친구 지금 단약 3년째 하고 있는데 귀엽지 않나요? 뒤에 미국 마약 단 속국 모자 쓰고 다니면서 인터뷰하는데
올해 10월에 결혼합니다 내가 결혼하면 축의금 만만치 않게 줄 거야 약속했는데, 결혼을 하더라고요 큰일 났어요
최근 시사저널에서 저희 병원에 있었던 환자분들 세 분 인터뷰를 했는데 되게 저는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요
전과 3범에다가 막 그랬던 환자분 지금 단 약하면서 저희 병원에서 회복자로 다른 환자들을 돕고 있거든요
이게 대마초 환자 지금 단 약하면서 떡집 차려서 떡을 보내줬던 거고요 저는 그래서 그 얘기를 해요
남자로 태어나서 장관을 지내고 대통령을 하고 떼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신이 당신의 삶을 이렇게 회복하고 용기 있게 나아가는 것도 훌륭한 일이다 얘기하죠
필로폰 때문에 자살 시도를 했던 대여섯 번 했던 아기 엄마인데 제가 제 자랑하는 시간이니까,
여기 밑에 줄이 너무 좋았어요 제 인생에 제일 첫 줄에 계신 좋은 분이라고 저한테. 본인이 직접 뜬 모자거든요.
음악이 나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이 친구가 펜타닐 가지고 난리 쳤던 친구고 막 금 매달고 스 웩 이랬던 친구인데 되게 담백한 음악을 하기 시작했죠
이걸 굳이 왜 보여드리냐면, 사실 일반인도 그렇고 마약중독자들도 회복될 수 있다고? 안 믿기죠
그런데 사실 임상 현장에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회복을 해나가고 있고 그리고 이 회복의 토대가 된 여러 가지의 법적인 것들이 있어요
궁극적으로는 실제 교도소를 갔다 오고 나서 좋아진 사람들도 있는 거고
중요한 건 뭐냐면 우리가 처벌이 되게 중요한 부분이나 거기에 치료적 시각을 집어넣는다면,
아까 제가 우리나라가 너무 의료접근성이 좋다는 것이 확산의 큰 모멘텀이 된다고 말씀드렸죠?
반대로 저는 감히 말씀드리는데 지금 이 단계에서 우리가 사법 시스템에서부터 적극적인 치료의 개념을 도입한다면
이 좋은 의료접근성을 이용해서 전 세계에서 획기적인 모범사례를 저희가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법무부 직원분들께도
제가 이런 자리 이렇게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저희도 열심히 같이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 인사를 한다)
(영상종료)